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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cyh, 향산리 안마당집
2023 / Hyangsan-ri, Sangbuk-myeon, Ulju-gun, Ulsan, Republic of Korea
‘자연에 둘러쌓인 안마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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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양 시내에서 차로 10분거리. 대로에서 300미터 정도 홀로 나있는 길을 따라 가다보면 넓은 대지가 나타난다. 건축주의 아버지가 80년도에 구입해두신 대지는 얼마전 제한적으로 개발이 허가되었고, 매실나무를 심어 매년 매화꽃과 매실을 수확하던 과수원에 일부 부지를 정리하고 주택을 짓고자 결정했다.
대지 남서쪽으로 영축 알프스라 불리는 산자락인 신불산과 간월산이 파노라마 처럼 펼쳐져 있고 뒤쪽으로는 빽빽한 나무들이 포근히 대지를 감싸고 있었다. 비록 대지까지 올라오는 길이 좁고 불편함이 있었지만, 대로와 크게 멀지 않았고, 바로 뒷편에 이웃이 있어 홀로 있는 곳은 아니었다. 오히려 시내와 약간의 떨어져 있음이 조용하고 가만히 지내고 싶은 사람에게는 아주 좋을 환경이 될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건축주는 몇가지 설계 조건을 제시하였고, 그 중에 가장 특징적인 사항은 중정을 꼭 만들어달라는 요청이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았다
첫째, 도시와 멀지는 않지만 산 자락에 위치하고 있어서 야생 동물로 부터 위험하지 않도록 private한 외부가 필요하다.
둘째, 주변의 일반적인 집들과는 다른 독특한 매력을 가지고 싶었고 그것이 중정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셋째, 외부의 풍경은 2층 발코니에서 즐길 수 있으므로 1층에서는 안전을 위하여 풍경을 위한 창들은 최소화 하고 가족들만 가질 수 있는 개인적인 외부 공간을 가지고 싶다.
이러한 이유를 근거로 중정이 꼭 필요하다고 하였고, 우리는 그 이유를 충분히 납득할 수 있었다.
하지만, 중정집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20%의 건폐율은 굉장히 제한적이었고, 건축주가 원하는 건물 규모는 1층 100㎡, 2층 33㎡ 정도로 중정이 협소하게 나올 수 밖에 없는 조건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가장 미니멀한 중정 사이즈를 4m x 4m로 정하고 정사각형의 평면 중심에 중정을 구성하여, 가족들이 생활하면서 다양한 각도로 중정을 바라볼 수 있도록 계획했다.
경사진 도로를 통해 대지에 진입하여 동쪽의 현관을 통해 집으로 진입하면 열린 중정이 정면으로 맞이해준다. 크진 않지만 원형으로 뚫린 하늘을 향해 다양한 모양의 햇빛이 시간대별로 여러 공간을 스쳐지나간다. 거실벽에서는 좁고 긴 창을 통하여 중정이 보이고 한켠에 마련된 식당을 통과하면 주방이 나온다. 주방에서는 사선으로 중정을 바라볼 수 있으며, 주방을 지나 집의 제일 깊숙한 곳에 안방이 위치하고 있다. 출입구에서 남쪽에는 작은 알파룸을 두어 평소에 취미방으로 사용하거나 손님이 오시면 간단한 잠자리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였다. 미닫이 문을 열고 2층으로 올라가면 같은 크기의 침실을 2개 두어 자녀가 사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2층의 작은 규모로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발코니는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여, 집에서 중정으로 향한 시선을 밖으로 확장 할 수 있도록 하였다. 동네 사람들이 등산이나 암자로 가기위하여 서쪽 도로를 자주 이용하기 때문에 2층 발코니에 가벽을 두어 사생활 보호가 용이하도록 하였다.
자연 속에 놓인 집은 자연스럽게 외부로 향한 큰 창을 놓기 마련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모여 살지 않는 조금은 외진 곳에 주택이 만들어지면서 생길 불안함을 극복하지 위한 장치로서 안마당을 계획함으로서 가족들만 온전히 누릴 수 있는 하늘로 열린 공간을 가지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다. 두툼한 평면에서 뚫린 구멍은 햇빛 뿐만 아니라 바람길을 열어주어 집의 숨통을 틔워주는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